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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활동

정책세미나-국토인프라 관점에서 본 녹색성장과 미래산업
관리자 2009-08-24 7,048
(2009.7.14) 박희경 KAIST교수, 건설 및 환경공학 국토해양부 도시재생사업단 저탄소 그린도시 인프라개발 연구책임자 7월 12일자 주요 일간지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함마르비시 (스웨덴) 방문을 일제히 보도했다. 스톡홀름 중심에서 스웨덴 전통선박을 따고 6km쯤 떨어진 생태환경도시인 함마르비시를 방문하여 여러 녹색도시 인프라들을 살펴보고, “한국 신도시에도 함마르비시의 개발방식을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는 점과 “ 함마르비시와 같은 도시설계가 당장 비용은 커 보일지는 모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오히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미래형 신도시 모델”이라고 말했음을 기사들은 전하고 있다. 함마르비시는 원래 공장지대였다. 인구 25,000명 규모의 녹색도시를 만들기 위해 총공사비 45억 유로(약 8.1조원정도)로 1992년부터 스웨덴 정부가 사업을 시작하여 현재 1단계가 완성된 상태이다. “녹색화”를 위해 절약, 재활용, 재생에너지 사용 및 스마트 교통을 중심개념으로 다양한 최첨단 도시 인프라 관련 기술 및 시스템들을 개발하여 적용하였다. 이런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세계적으로 벤치마킹되는 녹색도시를 건설하였으며, 현재 개발된 핵심기술과 개별 시스템들을 전 세계에 수출함으로써 “녹색성장”의 좋은 예가 되고 있다. 사실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이런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중동지역에서의 노력은 각별하다. 금융산업 육성을 목표로 출발하였던 두바이의 도시화 성공 사례는 석유가 아닌 다른 것으로도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음을 다른 중동국가들에게 시사하였다. 이에, 그 동안 축적해 둔 자신들의 천문학적인 석유달러를 투자하여 석유이후 시대를 대비하며 미래산업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새로운 녹색도시 창출에 전력을 다 하고 있는 나라가 있으니 바로 아랍에미레이트연합 (UAE)이다. 수도인 아부다비에“제로탄소 제로폐기물 녹색도시”를 건설하여 관련 기술 및 녹색금융의 중심지가 되어 미래의 먹거리를 창출한다는 목표 하에 계획을 수립하였고 올해부터 실제 착공에 들어갔다. “마스다 시티” 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화석연료가 고갈되어 감에 따라 모든 도시 인프라는 앞으로 “녹색 인프라“로 변화될 수 밖에 없고, 관련 기술과 시스템들을 선제적으로 개발할 경우 전 세계 도시재생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데 착안하여, 마스다 시티는 최첨단“녹색기술과 시스템”들의 개발과 적용을 키워드로 하여 도시를 개발하고 있다. 개발되는 기술과 시스템들 및 실제 건설로 축적되는 여러 노하우들은 모두 수출할 수 있는 좋은 상품이 될 것이기에 석유이후시대 (Post-Oil Era)에 석유를 대신할 핵심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미국의 MIT와 GE, 일본의 동경공업대, 유럽 여러 나라들의 주요 대학 및 회사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케 하고 있다. 마스다 시티는 현재까지 전무한 실질적인 “제로탄소 (Zero Carbon)”와 “제로 폐기물 (Zero Waste)” 도시의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녹색도시들이 건설된 사례가 있지만“제로탄소”의 시스템을 갖춘 곳은 전무하다. 총인구 9만명 (상주인구 5만명과 유동인구 4만명)의 도시에 교통시설 및 유치된 산업시설로 부터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모두 없애겠다는 야심찬 계획은 사실 현재의 기술과 인프라시스템으로는 불가능하다. 이는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여 집중적으로 새로운 기술과 시스템들을 연구・개발하여 건설하여야 가능한 일이며, 이에 UAE는 마스다 시티개발에 총 28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마스다 시티의 경우 상주인구가 5만명으로, 인구 25,000명에 8.1조원을 투자하는 스웨덴의 함마르비시 보다 계획인구 일인당 70%를 더 집약적으로 투자하는 셈이다. 이는 새로운 인프라 구축에 역사상 유래가 없는 높은 비용을 투자하는 것으로 미래산업 육성에 대한 그들의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마스다시티 조감도 (상주인구 50,000명; 전체면적 7㎢; 2개의 4각형으로 구성된 개발중심지 2.8㎢; 개발비용 US$22B=약28조원) 도시사용에너지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 (태양광 및 태양열에너지 92%; 바이오에너지 7%; 풍력 1%) 스마트교통시스템 (화석연료사용 교통수단 모두 배제; 도보; 자전거; 개인용 전기 차량 Personal Rapit Transport; 대중용인 Light Rail Tranport) 그늘을 최대한으로 이용한 건물배치와 녹색의 바람길 (에너지 절감을 위해,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 도시를 건설함; 그늘을 최대한으로 이용함; 도시열 저감을 위한 바람길의 확보; 지하 공기 이용; 자연환풍형 빌딩들) “녹색”과 “성장”을 결합시킨 위의 두 사례는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태양의 도시 프라이부르크 시”를 많은 면에서 벤치마킹하였다. 태양의 도시는 1970년대 인근 비일(Whyl)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계획 반대와 1980년대 슈바르트발트의 산성비 피해 그리고 1986년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를 거치면서 환경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도시 만들기로 노력한 결과 탄생한 도시이다. 다시 말하면, 주민들이 원전반대운동을 자체적으로 발전시켜 ‘에너지 운동’으로 확대하였고 그 결과의 하나로 ‘프라이부르그’라는 녹색도시가 탄생되었다. 화석연료의 이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교통시스템의 변화 (자전거 도로, 트램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 자원의 절약과 재이용, 그리고 재생에너지의 활용을 위한 기술혁신을 통해 그린도시 인프라가 개발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도시가 재생되었다. 그 결과로 인구 20만의 프라이부르크 시는 ‘태양의 도시’라 불리게 되었으며, 1992년 독일의 ‘환경수도’로 선정되어 녹색성장을 꿈꾸는 모든 나라와 도시들이 벤치마킹하는 유명한 사례가 되었고, 독일의 관련 산업을 전 세계에 수출하는 일등공신이 되었다. 이런 사례들을 본받아 국내에서도 거의 모든 도시 및 지자체들이 “녹색성장”을 외치며, 실제 자전거 도로를 만들고 하천을 정비하는 사업들을 계획 또는 시행하고 있다. 사실 에너지 가격이 올라가게 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아파트의 연료비를 줄이고자 보온에 신경을 쓰는 가정들이 늘어나듯이 에너지 절약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 즉, 석유가 고갈되고 주변환경이 악화되면 모두들 동참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녹색화”이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녹색”과 “성장”을 하나로 묶어 “녹색성장”이라고 하듯이, “녹색”이 되면 모두가 원하는 “성장”을 이루어 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세계의 많은 국가와 도시들이 녹색사업을 추진하였으나 성장으로 발전하여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다는 사실을 미루어 볼 때, 과연 현재 우리가 추진하는 녹색화가 “성장”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이것은 의미한다. 이에 필자는 국내의 상황을 감안하여 위의 성공사례들로부터 몇 가지 이슈들을 “도시인프라와 성장의 관점”에서 정리하며 이 글을 맺고자 한다. (사실, “성장”을 생각한다면 모두가 쉽게 알 수 있는 기본적이고 원칙적인 이슈들이다. 이들을 바탕으로 현 정부의 초기에 많은 것들이 계획되었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그리고 여러 지자체들이 논의에 참여하면서 실제 현장에서 피상적이고 단기적이며 정치적인 것들만이 부각되어 가는 감이 든다. 그러기에, “녹색성장”의 실체에 대한 의문과 회의가 늘어가고 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본래의 “녹색성장”에 대한 의미를 곱씹어보며 그 해답을 찾는 것이 바람직한 대안으로 생각되어 몇 가지 원칙을 상기시켜 보았다.) ● 첨단 녹색 기술과 시스템의 개발: 산업화될 수 있는 녹색 아이템의 핵심기술은 절약, 자원 재이용, 재생에너지 이용의 효율성 증대 등이 있다. 위의 세 성공사례는 70년대, 90년대, 2005년이라는 시간을 거치면서 같은 개념하에서 기술과 시스템들이 발전해 온 괘적을 보여준다. 현재 국내에 사용되고 있는 “녹색기술과 시스템”의 대부분이 독일, 일본 등 녹색선진국에서 수입되고 있다. 단지 수입한 기술로만 조성한 녹색도시로는 나날이 치열해 지는 미래 녹색산업의 경쟁 무대에서 주도권을 쥘 수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녹색 선진국을 능가하며 새 시대를 열어갈 독자적인 첨단 기술과 시스템의 개발이 시급하다. ● 선제적 개발 및 시행: 녹색기술 및 시스템의 개발에 있어 독일, 일본 등 녹색 선진국들에 비해 이미 우리는 40년 이상 뒤쳐져 있다.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아 지금이라도 독자적인 기술 및 시스템들을 선제적으로 개발한다면, 시장 진출을 통한 산업화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 및 일본의 태양에너지 기술과 시스템들이 현재 전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70년대의 에너지 및 환경위기를 선제적으로 대응한 성과로, 우리나라도 이를 위한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 무한 경쟁 체제: 요사이 녹색성장을 외치고 있는 곳이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거의 모든 OECD 회원국들은 우리보다 먼저 시작했고, 개발도상국들도 녹색성장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무한경쟁속에서 선제적으로 혁신적인 첨단 기술과 시스템들을 개발하는 것만이 유일한 대안이다. ● 테스트베드 (Test bed) 사업을 통한 개별기술의 현장화 및 상업화 추구: 스웨덴 및 UAE의 모든 도시들이 함마르비 시나 마스다 시티와 같지는 않다. 두 도시는 각 나라의 테스트베드일 뿐이다. 테스트베드란 개발된 기술과 시스템들의 현장화 및 상업화를 도모하기 위해 시범사업으로 시행되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도 기 개발된 여러 기술과 시스템들이 있지만 비용문제와 인식부족 등으로 테스트베드 사업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수출을 위한 산업화의 과정으로 해외의 사례들에 버금가는 규모의 도시재생 테스트 베드 사업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 선택과 집중이 필요: 국내에서도 거의 모든 도시들이 “녹색성장”을 부르짖으며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단지 도시를 녹색화하는 단순한 정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사실 산업화로 이어질 수 있는 첨단의 기술과 시스템들을 이용한 녹색화는 엄청난 비용을 요구하기 때문에 시행에 어려움이 있는 듯하다. 일례로, 마스다 시티는 3.3㎡당 3천5백만원을 투자하고 있는 반면, 국내의 녹색도시는 평균 6~7백만원선에서 투자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첨단 녹색기술과 시스템의 개발 및 테스트베드 사업들은 선택적으로 집중도 높게 시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 장기적 안목에서 높은 비용을 투자해야 함: 높은 비용은 개발초기에 피할 수 없는 문제이다. 70년대 초, 독일과 일본에서 녹색기술을 개발할 때, 현재 보다 훨씬 더 높은 비용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그들은 환경과 에너지의 해결방법을 장기적인 안목으로 해결하려 했고, 지금에 와서는 과거의 자신들의 선택이 값비싼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 때의 높은 비용의 투자가 현재 전 세계 녹색시장을 주도해 나가는 밑바탕을 마련해 주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도 미래산업을 위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초기 개발 비용을 투자하고자 하는 각오가 있어야 할 것이다. ● 도시 계획과 기술의 접목: 녹색도시는 외형적인 계획만으로는 건설될 수 없다. 녹색도시는 이상적인 도시계획 및 설계에 첨단 그린 기술과 시스템들이 효율적으로 배치될 때 가능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도시계획가들과 녹색 인프라 엔지니어들이 도시 계획단계에서부터 공조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충분한 공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이를 보완할 제도적인 장치들의 시행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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