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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활동

정책세미나-헌정 60년과 우리 정치의 미래
관리자 2009-01-09 6,892
헌정회 정책포럼 2008.12.22 憲政 60년과 우리 정치 미래 金炯旿 국회의장 지금 한국 정치의 미래를 논하기에는 한국 정치의 현실이 답답합니다. 지금 여의도 국회 현장은 삭막한 것이 아니라 살벌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미래가 아닌 현재에 대해 말씀드릴까 싶습니다. 사실 금년에 얼마나 감격스러운 해입니까? 60년 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위대한 결단을 했기 때문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세계 어떤 나라의 역사에도 영원히 기록될 산업화와 민주화를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성공적으로, 가장 적은 희생을 들여가면서 모범적으로 이룩한 이 위대한 역사를 쓴 대한민국입니다. 바로 이 자리에 앉아 계시는 우리 헌정을 지켜 오시고 피눈물을 쏟아 내셨던 우리 선배님들의 그 은덕과 힘이 아니었으면 어찌 감히 가능이나 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60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로서의 아직도 케케묵고 낡은 이념적 대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 조국의 현실 속에서 우리가 정말 어디로 어떻게 지향해야 할 것이냐 하는 그런 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무거운데, 최근 국회가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추는가를 생각하면 정말 송구스러워서 고개를 들 수가 없는 지경입니다. 지난 12월 12일, 13일 새벽에 걸친 예산결산 처리 과정 그리고 바로 며칠 전인 18일 FTA법안 상정 과정에서 우리 국회가 보여준 모습에 전 국민이 분노하고 실망하고 경악했을 것입니다. 또 국제적으로 망신을 얻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면 정말 몸을 어디다 둬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국회의장이 참 이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정말 뭐라고 얘기를 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이 사건은 한 마디로 ‘한국 정치의 그동안의 적폐와 모순이 폭발한 사건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 현실적인 입장에서 해법을 찾고자 생각을 좀 해봤습니다. 우선 현재 18대 국회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선배님들 잘 아시다시피 지금 현재 한나라당은 172석입니다. 민주당은 80석을 조금 넘습니다. 여당은 과반 의석을 훌쩍 넘어 개헌선에 접근하는 의석을 갖고 있는 반면, 야당은 여당의석의 절반도 안 됩니다. 일찍이 이런 의석 분포가 없었습니다. 여기에 문제가 있습니다. 먼저 여당은 절대다수 의석에 대한 유혹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많은 의석을 갖고도 도대체 뭐 하느냐?’ 하는 압력에 시달리게 됩니다. ‘너희들이 정국을 주도하라고 의석을 준 것 아니냐?’ 하는 책임감도 갖게 됩니다. 그래서 협상이나 대화가 지지부진하게 되면 강행해야 되겠다는 그런 강행의 유혹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반대로 야당은 ‘이것 잘못했다가 우리가 완전히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을 느끼게 됩니다. 선거에서 패하고 여당이 하자는 대로 ‘오냐, 오냐’ 따라 해 주다가는 야당의 존립 근거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 하는 그런 초조감, 그런 위협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딪히게 되면 아주 세게 부딪히는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다분히 우리의 문화와 의식적인 측면 그리고 제도적인 측면과 맞닿아 있습니다. 이게 두 번째 요소입니다. 우리의 의식에는 ‘고춧가루 정신’이라고 할 부분이 있습니다. 과거에 대화하고 타협하면 선명성이 부족하다는 식으로 비난하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화와 타협의 기술이나 경험이나 능력이 축적되어 있지 못한 그런 정치 문화입니다. 거기다가 우리의 정치제도는 대통령 단임제입니다. 대통령에게 권한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국회는 소선거구제에 단원제입니다. 우리의 이 화끈한 정신과 우리의 정치구조 자체가 승자 독식의 제도로서 이어져 왔기 때문에 죽기 않으면 살기 식의 이런 투쟁적인 모습이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예산안을 가지고 우리가 왜 이렇게 어렵게 해야 되느냐 하는 것은 구조적인 문제와 우리의 정치제도적인 문제에서 찾을 수 있지만 또 한 가지 더 들자면, 정당과 국회 간의 부조화를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건 다른 나라에는 없는 겁니다.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헌법기관이라면서도 위상이 높지 않고, 정당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정당이 국회의원을 옥죄는 수단으로, 전횡을 하고 있습니다. 정당의 의사결정 과정이 치열한 토론에 토론을 통한 민주적인 그런 당론 결정 과정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지금 그렇지 못합니다. 그리고 당론을 어겼을 때는 가혹한 정치적 심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헌법기관으로서의 개개인의 독립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겁니다. 소수강경파나 충성파에 의해서 정당의 당론이 규율되어버린다면 국회가 할 일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국회가 행정부를 견제하고 균형을 잡으라는 것이 헌법적 민의이고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입니다. 그런데 국회가 행정부 간의 대결이 아니고 정당과 정당 간의 싸움장인 국회가 되어 버렸습니다. 물론 정당에 소속하고 있기 때문에 일정 부분 그럴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완전히 정당이 끌고 가버리고, 여당이냐 야당이냐에 따라서 모든 의사결정이 단일화되어 버리는 현실에서 과연 이렇게 많은 국회의원이 있어야 할 것인가 하는 의문마저 듭니다. 국민의 다양한 각계각층의 목소리가 이 민의의 정당으로 흘러들어서 용광로처럼 녹여져야 되는데 정당에서 결정해 버리면 끝나버리는 겁니다. 또 하나 국회의장이 중재 권한을 할 수 있는 법적인 권한이 없습니다. 과거에 국회의장의 권한이 많았던 시절에 ‘통법부다, 거수기다’해서 국회가 별로 역할을 못 했다고 해서 국회의장의 권한은 대를 거듭할수록 축소되어버렸습니다. 원내교섭단체 중심으로 이렇게 진행이 되고 보니까 원내교섭단체 간의 합의가 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이런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저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두 가지의 원칙이 적용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소수자에 대한 보호 내지 존중과 다수결의 원칙, 이 두 가지가 병렬적으로 병행돼서 균형 잡힌 감각 속에서 추진되고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조금 더 유연성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결국 국회라는 곳은 여러 의사 집단을 대변하는 그런 행위가 일어나기 때문에 질서 있는 토론을 하되 만장일치가 안 된다면 다수결의 원칙이 재연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처음부터 무조건 다수결의 원칙만을 강조한다면 이 5000만 국민 속에 있는 소수대표들은 보호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소수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주장할 수 있는 권리, 발언할 수 있는 권리, 의사진행을 할 수 있는 권리는 반드시 확보돼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어 나가는 이런 우리 국회의 풍토가 되지 못한 점이 상당히 아쉽습니다. 의사 주장과 의사 관철은 또 다른 것입니다. 저도 원내대표를 해 봤습니다만, 거대 여당과 협상한다는 것이 야당으로서는 참 어렵습니다. 지킬 것은 지키고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절충할 것은 절충하는 이것을 우리 누구나 작심하지만 굉장히 힘이 듭니다. 여당과의 협상하는 것도 힘들지만 당내 여러 세력들과, 견해들과 의견 교환을 하는 과정이 아주 지난한 과정입니다. 그러나 교섭권의 책임을 지는 원내대표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자기 당내를 아울러가면서 또 상대방하고 투철하고 철저한 협상을 해야 되는 것입니다. 이번 FTA 비준안 상정 과정을 보면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왜 다른 당으로부터의 동의를 받지 못한 가운데 일방적으로 상정을 해야 했는지 하는지가 첫 번째 의문입니다. 두 번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극렬하게 저항을 했어야 하느냐 하는 이게 의문입니다. 이 의문에 대해서 이제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생긴 우리 헌정사에 정말 실로 개탄할 수밖에 없는 폭력, 수백 명의 떼 싸움, 이런 것들을 근절해 나갈 것입니다. 이런 행위는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선진국 지향한다고 하면서 경제위기가 와서 서민들이 지금 죽겠다고 아우성치는데 국회에서 치고받고 폭력이 난무한다는 것, 이렇게 하라고 국민 여러분들이 국회의원 뽑아주신 건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진상규명은 철저히 해서 분명히 밝히고 책임도 묻겠습니다. 그리고 느닷없이 의장실이 점거됐습니다. 제가 지금 오갈 데가 없습니다. 의원총회까지 의장실에서 하는 거 보고 ‘정말 이것은 지나치다.’ 하는 느낌을 갖습니다. 저는 한나라당 출신이고 지금 현재는 당적이 없습니다만, 누가 어떻게 보든지 간에 공정하고 중립적이고 소신에 입각한 그런 국회를 운영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두 가지 원칙을 천명하고자 합니다. 너무나 상식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입니다만, 굳이 말씀드리는 겁니다. 첫째는 혼미 없는 국회를 만들겠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법이 지켜지는 국회입니다. 무법국회는 더 이상 용납돼서는 안 됩니다. 두 번째는 원칙 있는 국회, 다른 말로 하면 약속을 지키는 국회입니다. 이 두 가지 원칙을 정립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겠습니다. 오늘 뉴스를 봐도 답답합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제안을 하나 하겠습니다. “여야 교섭단체가 내일까지 무조건 만나라”고 하는 것입니다. 만일 내일까지 여야 교섭단체 대표들끼리 만남이 없다면 내일 오후부터 일방적으로 만남을 주선을 하겠습니다. 거기에 참석하는 교섭단체 끼리만이라도 협의를 해 나가겠습니다. 왜 대화하지 않습니까? 왜 못 만납니까? 오늘, 내일 중에 교섭단체끼리 만나서 협의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를 합니다. 또다시 말씀드리자면 만약에 내일 오전까지 만나지 않는다면 내일 오후에 일방적으로, 직권으로, 만나는 것을 중재하겠습니다. 의장실이 점거당해 있기 때문에 그전까지 의장실 점거 사태가 해결되기를 바랍니다마는 의장실이 없더라도 어디서든지 만나겠다는 정당만 하고서라도 협의를 해 나가겠습니다. 저는 정말 선배님들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아왔고 또 사랑을 받아왔던 사람입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장이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 저 나름대로 남다른 소신과 또 공부를 해 가면서 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코앞에서 좌절감을 맛보고 있지만, 이걸 극복하기 위해서 끝까지 용기 잃지 않고 혼신의 노력을 쏟을 것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온 대한민국입니까? 또 여러분이 얼마나 피땀과 눈물을 흘려 지켜온 대한민국 국회입니까? 이 헌정을 지키기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도리와 방책을 다하겠습니다. 憲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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